맥널티 커피 머신도 사고 바텀리스 포타 필터도 구매했는 데 내가 내린 커피는 왜 맛이 없을 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디스트리뷰터와 그라인더까지 구매해 갈증을 해소한 나의 경험을 정리해보았다.
기본도 훌륭하지만 더 나은 맛을 위한 노력
구매한 커피 머신은 그 유명한 MCM 6851 모델. 15 BAR라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부합하는 괜찮은 압력과 원두의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추출 압력을 조절해주는 똑똑한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무엇보다 구매 당시 가격이 15만원 이하였으니,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보다 거의 절반의 가격으로 커피 머신을 구매했고 많은 사람들이 계속 사용하고 있다.
처음 커피 머신을 구매하면 맥널티에서 번들 원두가 들어있는 데 적당히 에스프레소용 분쇄도로 균형 있게 블렌딩 되어 바로 머신에서 내려 마시면, 바로 훌륭한 크레마와 커피 맛을 내준다.
하지만 점점 커피 머신을 사용할수록 “왜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처럼은 안될까?”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머지않아 더 좋은 맛을 위해 다양한 보조 툴로 부품을 교체하게 된다.
오늘은 소소하게 정리했던 보조 툴 리스트에서 더 자세한 부품별 특징과 커피 맛에 대한 영향도를 직접 사용한 경험을 살려 자세히 정리해보겠다.
멋진 크레마를 뽑아내는 방법
크레마란 커피 머신의 압력에 의해 에스프레소와 함께 커피 원두 자체에서 나오는 일종의 콩 기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콩과는 다르게 커피 원두 콩은 열을 가하는 ‘로스팅’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 기름이 일반 기름이라기보다 고소하게 구운 듯한 씁쓸하지만 감칠맛이 있어 커피 맛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
크레마를 진하고 많이 뽑아낼 수 있다면 에스프레소의 풍미가 훨씬 좋아지기 때문에, 아무리 가정용 커피 머신이라도 크레마를 최대로 뽑을 수 있도록 자신의 맥널티 머신을 개조시켜야 한다.
1. 크레마를 위한 첫 번째 개조 툴, 바텀리스 포타 필터 구매
먼저, ‘포타 필터’라고 하는 건 분쇄된 원두를 담고 물을 통과시키는 구멍이 뚫린 필터와 이 필터가 손잡이 모양의 거치대에 끼워지고 커피 머신에 최종적으로 결합되는 커피 머신의 부품이다.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맥널티의 기본 포타 필터는 에스프레소가 내려지는 바닥 부분이 막혀있기 때문에 바닥이 없는, 말 그대로 ‘바텀리스’인 포타 필터로 교체해주면 크레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많이들 구매해 교체 사용하고 있다.
크레마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개념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커피잔, 머그컵을 포타필터 바로 아래에 두고 바로 추출할 수도 있지만, 내가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매번 원두의 양과 탬핑의 정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맥널티에 자동 저장된 추출 시간으로 버튼을 누르면 과하게 추출되거나 부족하게 추출이 되어 오히려 커피의 맛을 해치게 된다.
매번 원두의 양과 분쇄도 그리고 탬핑의 정도와 추출 시간을 정확히 통일되게 할 수 있다면 포타 필터 바로 아래 컵을 두고 컵에 바로 샷을 내리는 게 크레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매번 컨트롤이 다르다면 따로 에스프레소 전용 샷 글라스에 내려 컵에 옮기길 바란다.
나만의 팁이지만, 에스프레소 샷 글라스에서 커피 잔에 샷을 따를 때 최대한 천천히 따르고 샷 글라스를 좌우로 살살 흔들면서 샷 글라스 바닥 구석에 남게 될 크레마를 잔에서 떼어내며 잔으로 붓는다는 생각으로 따르게 되면 크레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2. 크레마 손실 최소화를 위한 두 번째, 싱글월 필터 바스켓
위에서 언급한 포타 필터에 이미 필터 바스켓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포타 필터 구매 시 필터 바스켓을 셋트로 구매하는 편이다.
필터 바스켓이란, 분쇄된 원두를 담고 레벨링도 하고 탬핑도 하는 원두 통, 바스켓이다. 맥널티의 필터 바스켓은 기본적으로 크레마를 억지로 과하게 양을 불리기 위해 바닥에 작은 공간이 있는 ‘더블 월’ 타입이다.
바닥면이 두 개이고 그 사이 공간이 있다 보니 크레마가 공간을 만나 ‘거품’으로 변질되고 이 거품이 된 가짜 크레마는 커피의 풍미를 더하기보다 식감과 맛을 해치게 된다. 그래서 인위적인 공간을 없앤 ‘싱글 월’ 타입의 필터 바스켓으로 교체하면 오일 리 한 진짜 크레마를 얻을 수 있다.
크레마를 확보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는 항상 신선한 상태의 원두를 활용하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커피 원두를 쿠팡이든 네이버이든 구매할 때, 처음 원두를 개봉하여 커피를 내릴 때 가장 신선하고 많은 양의 크레마를 얻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매번 소량의 원두를 구매하기는 어렵고 원두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원두 보관 전용통, 전용 용기가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도 크레마를 위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진하고 깊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방법
우선, 기본적으로 카페처럼 진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원두 분쇄도가 매우 작아야 한다. 분쇄 입자가 작을 수록 깊고 진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두 번째로는 원두의 양이 많아야 한다. 만약 분쇄 입자가 충분히 작은 데도 불구하고 진한 샷이 내려지지 않는 다면 원두의 양이 적을 확률이 크다. 필터 바스켓에 원두를 평소보다 더 넣기를 바란다.
일반적으로 ‘물퍽’이라고 하는 건 원두 대비 물이 과하게 추출되기 때문인 데 이때 원두의 양을 늘리면 물퍽 현상이 현저히 적어진다. 물론 더 많이 넣으면 샷의 물줄기가 너무 얇아지다가 추출되지 않는 현상이 있어 정도는 지켜야 한다.
나의 경험으로는 필터 바스켓의 상단면보다 더 많이 원두를 넣어도 레벨링과 탬핑을 하면 더 낮아지므로 더 진한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원두의 양이 많아지면 샷이 진해지기 때문에 더블 샷 필터 바스켓에서 (원두 20g 기준) 트리플, 포 샷 필터 바스켓 (원두 40g)으로 바꾸게 되면 샷이 진해지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점은 그만큼 원두를 과하게 소모하기 때문에 원두가 금방 동날 것이다.
세 번째로는 탬핑이 강해야한다. 탬핑이란, 분쇄된 원두를 필터 바스켓에 넣고 탬퍼라는 기둥처럼 생긴 막대기로 원두 간 빈 공간을 줄이는 것으로 압력을 가해 압축시켜 추출 압력을 올리고 진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탬핑이 강하면 강할수록 진하게 샷이 추출되는 데, 다만 원두의 양이 많을 때 탬핑을 강하게 하면 추출이 안될 수도 있고 원두의 양이 적으면 탬핑을 아무리 강하게 해도 샷의 물줄기가 굵고 빠르게 추출될 것이다.
그래서 원두의 양과 분쇄도 그리고 탬핑의 강도를 조합하여 나에게 맞는 추출 방식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원두의 양과 분쇄도가 부족한데 탬핑만 강하게 한다면, 그저 쓴 에스프레소만 추출되어 맛이 없을 것이다.
원두의 양이 부족한 데 탬핑만 강하게 한들 진하지 못한 샷이 추출될 것이다. 원두의 분쇄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입자의 크기가 작아지고 쓰고 맛없는 커피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원두의 분쇄도를 탬핑으로 커버할 수 있을 만큼 크게 가져가고 이후에는 원두의 양 조절 그리고 탬핑의 강도로 커피 맛을 조절하는 게 수월한 편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원두의 추출 시간이다. 사실 원두의 추출 시간은 앞에서 이야기한 원두의 분쇄도, 원두의 양과 탬핑의 강도에 따라 정해지는 요소라 따로 결정할 수는 없다.
맥널티 커피 추출 설정 추천
일반적으로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 샷의 물줄기가 얇아지고 커피의 맛은 진해진다. 반대로 추출 시간이 짧다면 샷의 물줄기가 굵을 것이고 커피의 맛이 연할 것이다.
추출 시간과 샷의 물줄기의 두께를 보면서 조금씩 앞에 3가지 요소를 조정해야 하는 데, 나의 경험으로 보면 분쇄도 조정은 가장 나중에 하고 원두의 양 그리고 탬핑 강도의 조정을 먼저 해보는 순서가 좋다.
분쇄도의 조정은 어느 정도 분쇄 원두의 크기에 대한 감이 없으면 조금만 조절해도 에스프레소 추출이 너무 크게 확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하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나의 맥널티 커피 머신의 커피 맛 세팅 순서는 아래를 추천한다.
- 원두 분쇄도 조절 : 처음에는 분쇄도가 낮은, 즉 입자의 크기가 큰 순서로 조정
- 원두 양의 조절 (분쇄도는 고정) : 커피가 연하면 원두 양 추가, 커피가 쓰거나 추출이 너무 느리면 원두 양 감소
- 탬핑의 강도 조절 (분쇄도, 원두 양은 고정) : 커피가 쓰거나 물줄기가 얇고 추출 시간이 길면 탬핑을 살살, 반대인 경우 탬핑을 세게
- 3번의 조절로 커피 맛이 조절이 안되면 : 1번의 원두 분쇄도를 살짝 조정 후 2, 3번 반복
마지막으로 분쇄 입자가 크면 클수록 커피의 기분 나쁜 쓴 맛이 없어지고 산뜻함과 원두 본연의 감칠맛이 살아나지만 단점으로는 산미가 올라가고 진하고 쓴 맛이 연해지게 된다.
그래서 카페처럼 산미가 있을 정도로 커피의 감칠맛이 살아있지만 진하게 내려진 기분 좋은 커피를 추출하고 싶다면, 원두의 크기를 최대한 크게 가져가고, 개인적으로 아주 추천하는 보조 툴인 ‘디스트리뷰터’를 함께 써보길 바란다.
디스트리뷰터란, 필터 바스켓에 분쇄 원두를 담고 탬핑을 하기 전에 원두의 평면을 고르게 평평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디스트리뷰터의 돌출면이 원두를 한 방향으로 계속 회전시키게 되면서 원두 간의 빈 공간을 수직으로 압축하는 탬퍼보다 추가적으로 더 업 애주기 때문에 탬핑으로 강하게 없앨 수 없는 빈 공간을 더욱더 없애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디스트리뷰터를 사용할 때에는 처음에는 최대한 날의 표면을 돌출되게 설정하고 점점 돌출면을 줄여가도록 조정하길 바란다. 디스트리뷰터가 돌출되어있을수록 탬퍼가 하지 못하는 원두의 빈 공간을 강제적으로 더 줄여줄 수 있어 분쇄 입자가 큰 원두를 강하게 압축하여 깊고 진한 샷을 추출할 수 있다.
실제로 디스트리뷰터를 사용할 때와 더 돌출되게 했을 때 추출 시간과 물줄기의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웬만하면 디스트리뷰터 회전 시 한 방향으로 하기를 추천한다. 맷돌처럼 한 방향으로 회전해야지 원두를 한 방향으로 균일하게 정렬시키고 그래야지 빈 공간을 없애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스트리뷰터도 너무 강하게 하고 탬핑까지 강하게 한다면 추출이 거의 안 되는 수준이 될 수 있으니, 디스트리뷰터를 길게 돌출시켰다면 탬핑은 약간만 하는 균형 있는 세팅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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